바로 그것이야
어제는 AGENT에서 손님이 와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이런저런 소재로 대화가 오가던 중, 인라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결국은 잡다한 내 취미생활로 이야기가 몰아졌다.
돈은 둘째치고 시간적 여유가 되시냐고 묻는 그들에게
저사람은 자유부인이예요. 유한마담!
항상 내 여유로움에 부러움과 짜증(?)을 갖고 있던 과장님은
그렇게 나를 앞질러 대답을 해주었다. ㅠㅜ
` 아하~!! 그게,,, 제가 주말 부부거든요. `
난 서둘러 해석을 달아주어야 했다.
응~~! 그러시구나,,, 제가 그 맘 이해하지요.
저희집에는 애들 성화에 못이겨 햄스터 두마리를 키웠어요.
근데, 사정이 생겨 한마리만 남겨놓았더니,
글쎄,,, 걔가 밤새 잠도 안자고 물레방아만 돌리는 것 있죠.
@,@
뭬야?? 어쩌고 어째??
기가 막혔지만, 그래도 공식적 자리이니 감정을 표현 할 수가 없었다.
` 그렇죠 뭐!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요.
무식하게 송곳으로 허벅지 찌르면서 날밤새지 않고 오히려 즐기려 하지요. `
난 아주 신세대처럼 멋지게 대답을 했다.
그래도 무슨텔마마 같은데 안가시고 건전하시네요.
` 응~~~~~~~!!! 거기 물이 이젠 많이 흐려져서요.. `
게다가 껄렁하게 마무리까지 할 수 밖에.....ㅡ,.ㅡ
내원참,
인사를 나온 AGENT 사람인지, 무슨 생각으로 나온사람인지 알수가 없었다.
식사가 끝나 계산을 마치고 나온 그들에게 과장님이 괜한 소리를 또 했다.
그럼, 햄스터 한마리 마저 사다 짝지워 주시지요 왜.
아니고.. 과장님!!
햄스터가 쥐종류 이잖아요.
얼마나 번식력이 강한데요. 한번 나으면 세네마리예요.
그리고, 그~~게(?) 한달에 한번씩이라구해요.
나중에 불어날 것을 생각하니 끔찍해서 일부러 한마리 방생한 거예요.
갑자기,,,
지난 토요일에 인라인타다 넘어져 다친 상처에서 쿡쿡 통증이 왔다.
아팠지만, 마데카솔 하나 바르면서 버티려 하는 나에게
주말이라 울산에서 올라온 남편은 잘못하면 몸살난다며
약사에게 데리고가 상처까지 보이며 소독약, 마이신등을 사주었다.
너 샤워 끝나면 소독하고 약발라주어야 하는데....
늦은 저녁식사에 노곤해져서 소파에서 조는 둥 잠들어 가면서도
TV 소리에 흠칫 깰때마다 연신 중얼거리던 남편이었다.
혼자라면 절대 안 할 처방이었지만,
날 생각해 주는 마음이 고마워서
곤히 잠든 남편 옆에서 나혼자 소독하고 약바르고 했다.
그래...
내가 운동도 하고 밝게 있으려고 하는 것은
혼자임을 잊고자 하는 이유도 있을 거야.
그렇지만,,,
혼자인 것이 슬프다거나 버티기 힘들어서가 아니야.
송곳으로 찌르면서 참아야 하는 그 무엇이 있어서는 더욱 아니야.
오히려,
가까이서 남편을 챙겨주지 못하는 점이 더 참기 힘들게 속상하고 미안하지.
내가 그리워하는 것은,
내가 아쉬워하는 것은,
또, 내가 그렇게 튼튼하고 씩씩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언제나 그자리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의 그 마음.
무뚝뚝해서 표현도 잘 하지 않아 섭섭할 때도 있지만,
그 따뜻한 사랑을 오순도순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는 것.
바로 그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