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끔 어려운 상황에서 내 행동을 결정해야 할때
나는 항상 내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정말로 이것이 가장 올바른 眞인가?
2000년도에 회사노조에서 파업을 결정하여 다들 근무지를 벗어나게 되었을 때도
어찌하면 좋겠냐고 묻는 후배들의 바람막이로 나는 한여름 뙤약볕 농성장에 나갔었다.
물론, 힘받은 후배들은 백골단의 몽둥이 세례에도 한명의 배신자도 없이 함께 했었다.
파업이 끝난 후, 이년간을 진급자 명단에서 고의적으로 누락되었을때도
나는 내 모습에 아주 당당했었다.
적어도 나는 내가 생각하는 참眞을 쫓는 사람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올봄에 우리 회사는 대대적으로 조직을 재 정비하여 인사이동을 실시하였다.
아직도 그 혼란이 다 정리 된 것은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자신의 주 업무가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그저 뛰어야했으므로 우리 모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우리 점에도 거의 모든 사람이 바뀌었는데, 점장이 새로이 왔다.
여기저기서 듣는 점장의 부족한 인품과 책임회피 일색의 일하는 스타일!!
선입견을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나였지만
곧 나도, 점장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점장이 꼼꼼한 성격에 완벽주의자라 그러나보다 생각했지만,
사람을 의심하고 절대로 상대를 믿지않는 성격의 점장과 함께 일을 하면서
따지고 채근하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의심많은 점장이 싫기 보다는
남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나에게 내가 오히려 더 화가 나게 되었고
끝내는 사기가 떨어져서 일하는데 의욕이 생기질 않게도 되었다.
팔월도 넘어, 장기화된 임금협상에 회사의 노사간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회사 노조 게시판에 신뢰감없고 책임감 없는 관리자의 발언이 문제점으로 제기되었고
우리점 점장의 이름이 실명으로 거론되기까지 이르렀었다.
난, 그때 생각했다. 아주 객관적인 자세로...
그것이 내가 주장하는 참眞이니까...
그것은 분명 점장이 오해 받을 짓을 했네. 실명이 거론된 것은 유감이지만,,,
흠~~. 회사는 그런 의도가 있음이 분명해. 약삭빠른 점장이 말을 돌리려 하지만,,,
민의는 중요한 것이야. 상호 좋은쪽으로 이야기가 맞추어져야 좋은 회사이지 않을까?
점장은 드디어 직원들을 불러놓고 말을 했었다.
여러분을 상대로 이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
그저 회사 공식적인 의사만을 공식적으로 전하겠다.
그리고는 노조원이 아닌 내게도 입을 닫아버렸었다.
사실 나는 비 노조원이지만 불의와 타협않는 내 성격덕에
툭하면 노조로부터 든든한 후원자라고 인사를 받았고
툭하면 행동을 정확하게 선 긋고해서 쓸데없이 오해받지 말라고 상사에게 말을 들었었다.
그래도 내 대쪽같은(?) 성격과 행동에 나는 내심 뿌듯했었다.
그런데,, 며칠전 점장이 회의를 소집했다.
워낙 말을 잘하고 비유를 잘 하는 분인지라 그저 편하게만은 들을수 없는 자리였다.
내가 우리 부하직원들에게 무슨 말을 하겠는가?
나는 이미 아무말도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런데,, 다만,,, 한가지 말하고 싶다.
자네들은 정말 회사를 사랑하는가?
나는 땡볕 농성장에서도 무수히 내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었다.
나는 정말 왜 이렇고 있는가?
정말 회사를 사랑하니깐.. 내가 평생을 다니고 싶은 회사이고 싶어서..
그리고,, 위험한 곳에 내몰려 있는 내 부하직원들 곁에 있어주는 것이 내 역할 같아서..
그래서 점장에게 분명히 말했다.
회사를 누구보다 사랑하구요.. 아마도 다른 직원들도 그럴 것입니다.
아니,,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를 소중히 인정하는 사람들 같지 않다.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렇지는 않을텐데...
한집안에 일원으로 있는 사람이
아무리 자기 아버지가 술먹고 주정을 부리는 사람이더라도
길거리에서 우연히 누구랑 싸우고 있는 아버지를 보게 되었을 때
우리 아버지는 원래 주사가 있어서.. 아버지는 욕먹어도 싸.. 그럴까?
역시 우리아버지는 그런점은 문제가 있어.. 그럴까?
아니지. 우리 아버지 편을 들지. 앞뒤 이야기 다 듣기도 전에 편을 들거야.
무조건,, 그래,, 무조건말이야. 내 아버지니깐.
이치를 따지고, 객관적 관점이고 뭐고 그런 것 없이
내 아버지이기 땜에 남의 입에서 두마디도 나오지 못하게 막게 될걸.
그것을 다른 말로 하자면 충성이라고 하지.
충성!!
충성에는 옳고 그름도, 이유도 이치도 없는 거지.
우리 직원들에게 그런 충성이 있나 나는 그것을 생각하게 되었어.
자네는 우리 회사에 그런 충성심이 있는가?
혹여 진실이라는 이유로 남앞에서 회사에 대해 입바른 소리를 하지는 않는가?
점의 점장이라면 아버지와 같은데 내가 얼토당토하지 않은 일을 할 리는 없지만
만약 그렇더라도 우리 직원들이 남앞에서 우선은 무조건 내편을 들어줄 정도가 될까?
그 회의가 끝나고 나와 단둘이 되었을 때, 과장은 담배를 피우며 답답한 심정를 드러내었다.
요즘 세상에 회사에 충성이라니....
게다가 점장이라는 이유로 한 개인에게 무조건적인 충성이라니..
욕안먹게 제대로 일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해도 그 말이 먹힐까 말까한 세상인데..
그 후 나는 점장을 보면 씨익 웃어준다.
그리고 속으로 충성!! 그렇게 말한다. 물론 겉으로는 절대 안하지만,,
나는 점장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곧은 내 성격을 바꾸었다거나 眞을 추구하는 내 맘을 바꾼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록 내가 집안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남과의 자리에서도 내 아버지를 내 어머니를 내 형제를 평가하고 비판하고 내치는
공산주의 사고는 아니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조직의 한가운데 있는 나 !
나는 그 조직의 한 일원으로서
무조건적인 믿음과 무조건적인 지지를 했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충성!!
비록 그가 나를 못 미더워 해도 나는 眞을 따라 갈것이다.
비록 그가 나를 못 미더워 해도 나는 회사에 조직에 충성을 할 것이다.
비록, 더 좋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때론 내가 올곧은 쓴 소리를 내 지르게 되더라도
그것은 한우리 안에서 사랑을 갖고 더 나아지고자 하는 일일뿐
진실로 그것이 그 어떤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라던가 붕괴하려는 것이 아님을
내 스스로에게도 다시 한번 인식시켜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