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야기
그리움
때로는
2005. 8. 18. 11:35
물방울 화석이라는 것이 있다.
빗방울이 막 부드러운 땅에 닿는
그 순간 그만 지각변동이 일어
그대로 퇴적되어 버린, 그러니까
정확하게 말하면 빗방울 떨어졌던 흔적,
빗방울의 그 둥글고
빛나던 몸이 떨어져, 사라져,
음각으로 파놓은 반원, 그때,
터진 심장을 받으며 그늘이 되어버린 땅,
이를테면 사랑이 새겨 넣은
불도장 같은 것,
- 정복여 '그리움' -
평생 그리움을 품고 사는 사람은 압니다.
그리움은 화석과도 같아서
마음 속에 처음 새겨진 모습 그대로
닳지도 썩지도 않는다는 것을.
다만 지층 깊숙이 묻혀
잠시 머릿속에서는 잊혀질지라도
심장은 음각으로 새겨진 화석 모양
그대로 남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