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오늘 낮에 우연히 TV 영화프로에서 ` 여친소`를 보았다.
처음부터 본 것도 아니고,, 내용도 애들 이야기라.. 대충 보고 있었는데..
사람 순수하고 조금은 얼빵이 같은 주인공의 남친이 다른사람의 과실로 세상을 떠나버렸다.
중간 중간 약간의 분홍빛 감정은 있었으나 그 흔한 키스장면 하나 없는 둘의 관계였는데,,
주인공이 떠나간 그 남친을 많이도 그리워하는 것이었다.
남친과 주인공이 여행중에 바람이 많이 부는 들판에 나가..
` 나는 바람이야. 죽으면 바람이 될거야.
네가 힘들어하는 곳에 바람이 불면 내가 네 곁에 있음을 느껴...`
그런 말을 했던 그 옛날의 남친을 생각하면서 주인공이 남친을 미치도록 그리워하다가
바람에 날리는 종이비행기를 쫒아가는 장면이 나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한마디 마지막 말도 주고받지 못하고 황망히 떠나 보내야 했던 내 동생 명화.
나는 그아이가 떠난 후 근 몇달을 잠자리에 들기전에 주문을 외었었다.
` 명화야,, 오늘밤에 나의 꿈속으로 꼭 오너라. `
` 하느님,, 제발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그아이를 만나게 해주세요. `
그런데도 절대로 그 아이는 내게 오지 않았었다.
아무 꿈도 꾸지못한 환안 새벽에 잠을 깨고 나면
그 서운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가 없었었다.
그렇게 몇달을 주문을 걸듯 잠을 잤었는데,,,
어느날인가.. 내가 무심코 그냥 자버리게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도 기다릴땐 나타나지 않던 명화가
미처 준비도 못한 내게 홀연히 나타날 줄이야...
` 명화야, 명화야,, `
꿈속 첫장면은 내가 명화의 두손을 내 두손으로 감싸쥐고 내얼굴에 비비고 있었다.
나랑.. 내 오른쪽 옆에 명화랑. 그리고 내 앞에 신부님이랑,,
또 한명 내 왼쪽의 사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동그란 탁자를 사이에 두고 우리 네명은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담소를 하고 있었다.
나는 대화엔 관심도 없이 연신 명화의 손을 어루 만지고,, 얼굴에 비비고,,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그아이를 자세히라도 볼껄..
그 아이에게 마음속에 두었던 하고싶은 말이라도 할걸..
아무 경황도 없이 안타깝게도 나는 내내 명화 손만 만지작 거리고,, 그랬다.
아마도 명화의 죽음을 전해듣고 부랴부랴 달려간 병워에서
침대도 아닌 콘크리트 영안실 바닥 얇은 모포위에 차디차게 누어있던 명화에게
그 애를 살릴 수 있는 아무 능력도 없이
그애 손만 잡고 통곡하며 그애 이름만 불러서 그것밖에 못했나 보다.
`명화야 명화야 `
그렇게 그애 이름만 부르다 안타까워
급기야 나는 두손으로 그애 얼굴을 어루만졌다.
그때 명화가 내게 말을 했다.
` 누나,, 느끼지도 못할거면서 뭘 그렇게 만져. `
꿈에서는 사람을 만져도 느끼지를 못한다고 했던가..
순간,, 그애를 더듬는 내손에 전달해져 오는 아무 느낌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막막함이란... 그 안타까움이란... 그 멀어져 가는 느낌이란...
` 누나.. 열심히 살아. 누나 이 세상 떠나는 날 내가 꽃가마 갖고 데릴러 올께. `
그 말이 얼마나 섭섭하던지..
생전에 그애가 내게 보여주었던 모습 만큼이나
그 말이 얼마나 든든하던지..
그리고,,, 그 말이 얼마나 놀랍던지...
벙~~ 하니.. 쳐다보다가 꿈을 깼었다.
그후 그애를 보고 싶어 몸달아 병이나던 나는 조금 진정이 되었었다.
그리고 먼 훗날 언젠가, 내가 세상을 떠나게 될 때쯤 되면
그애가 꽃가마 갖고 마중오는 꿈을 꿀 수 있을거라 믿게 되었다.
` 여친소` 영화속의 여자 주인공이 남친을 너무도 그리워하니
남친이 떠난지 49일 되는 날 이승을 떠나며 주인공을 찾아오는 것을 보면서...
날 위해 주방에서 점심 설겆이 하는 남편 몰래 몰래.. 거실에서 울음을 울었다.
오후에 남편과 앞산 대모산에 올랐다.
대모산 정상에 오르니.. 서울 강남땅이 반듯반듯 지도처럼 환히 내려다 보였다.
저멀리 건너다 보니... 뿌옇게 북한산 자락이 보였다.
우리 명화가,, 그 너머에 있지..
순간.. 꿈속에서 했던 명화의 말이 생각이 났다.
` 누나,, 잘 살고 있어. 누나 떠나는 날 내가 꽃가마 갖고 데릴러 올께. `
우리 명화가 저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을거라는 것을
난 결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애는 분명,,, 나를 데릴러 올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반갑게 만나 포옹을 할 것이다.
내 사랑하는 동생, 명화.
무슨 일이냐고 놀래서 묻는 남편에게 그저 그냥.. 눈물이 난다고 얼버무렸지만..
정말 정말 , 명화가 너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