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가을
미술강좌가 오늘 휴강이었다.
이왕 외출을 한 형님들과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투명하게 눈부시고,,
도저히 실내에서 밥먹기가 아까운 날씨였다.
야외로 가자고 형님들을 꼬득였다.
돌아돌아 가게 된 남한산성 깊숙한 골짜기의 음식점
커다란 은행나무가 있어 입구 주차장이 융단을 만들어 놓은듯
노오란 은행잎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대학시절 은행나무 밑에 이렇게 수북히 쌓인 은행잎을 깔고 앉아 책을 읽었었다.
그로부터 처음인 것 같다.
어느새,,, 2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너무너무 아름답다.
한옥도 대충 음식점으로 지은 것이 아니라 더욱 그 운치가 좋았다.
방안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전경이다.
방안에서 은행나무와 자연의 모습이 잘 보이라고
창호지 문의 아랫부분은 유리로 끼워져 있었다.
은행잎들이 흐드러지게 떨어지다 바람이 불면 휘몰아 날리는 모습이
거의..... 환상적이었다.
아주 적당한 시기에 온 듯...
햇살도 좋은 날이라
햇살에 비추인 은행잎은 거의 형광빛으로 보였다.
올해는 비가 많이 와서 단풍이 더욱 이쁘다고 했던가..
이 정도면,,, 저 멀리 안나가도 올해의 가을은 만끽했다고 할 수 있겠다.
나무가,,,, 불타고 있는 듯 진홍색 단풍이 화려하다.
처음 이 식당을 차린 사람은 국어과목을 가르치던 선생이었단다.
세세한 부분까지도 그 자연스러움을 소중히 하여 꾸민것 같다.
주차장에서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이 정도면 거의 한폭의 그림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주차시켜 놓았던 내차의 창에
소복히 은행잎이 쌓여 있었다.
달려나가는 내 차 주변으로 퍼져날아가던 노란 은행잎들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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