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오대산 등반

때로는 2009. 10. 3. 13:34
 

 이번 추석에는 오대산을 다녀왔다.

한달에 두번꼴로는 집앞에 있는 대모산을 다녔었는데,

새로 구입한 등산용 스틱을 짚고 오르는 것에 재미가 붙어 이번에 용기를 내어보았다.

 

 

오대산 상원사 뒤에 있는 전나무.

내가 이 세상에서 젤로 좋아하는 것 몇가지 중에 하나다.

몇백년은 되었을 나무가 어찌 저리 이쁘고 사람 마음을 둥실둥실, 보송보송, 편하게 하는지...

가끔 마음의 평화가 그리울 때 이 곳을 찾아와 묵상하게 된다.

 

 

오대산 비로봉 올라가는 초입에 적멸보궁 가기 전에 있는 새로 지어진 절.

한옥 지붕위의 곡선이 너무 아름답다.

 

 

10월 초라서 산의 밑자락은 단풍이 아직이었지만,

비로봉에 헐떡이며 올라가는 동안 어느새 이쁘게 단풍이 들어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햇살에 거의 환상적인 색채를 연출하고 있는 오대산.

저기서 딴 데 보고 있는 남편.

짐을 혼자 잔뜩 져서 지쳤나보다. ^^

 

 

오대산 정상. 비로봉!!

음청 추웠다.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불던지.... 이 곳은 단풍도 끝나고 이미 나엽이 지고 있었다.

주름져 끝없이 이어져가는 백두대간....

그 모습을 내려다보려 이리도 많은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오겠지.

 

 

오대산 정상 비로봉에서 능선을 따라 상왕봉을 거쳐 걷는데, 

주목나무 보호군락지가 꽤나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을 산다는 나무라는데..

옛날 같으면 그 기운이 부러웠겠지만,

지금은 오매... 그 홀로 버텨내는 뼈에 사무치는 외로움이 느껴져 왠지 무섭고 슬펐다.

 

 

이 것이 무슨 나무인지... 상수리나무?

햇빛을 받아 나무줄기가 갈치 비늘처럼 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성서에서 떨기나무가 타지도 않으면서 불이 불어있는 모습 가운데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타나셨듯이

힝.... 나도 혹시나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느님 모습을 찾으려 눈을 가늘게도 떠보고 잠깐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진짜 실제로는 이쁘고 멋졌는데, 사진실력이 없다보니... ㅠㅜ

 

 

날이 좋아 햇살에 나뭇잎들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열심히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자동카메라 사용법을 찍는 것 밖에 모르니..

조절이 잘 못 되었는지.. 그냥 평범한 수풀 사진 같이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