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내 안의 물고기 한마리

때로는 2010. 6. 1. 08:31

 

 

 

내안의 물고기 한마리               

                                         -류시화-



나는 내 안에

물고기 한 마리를 키우고 있다


물고기는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내 안의 푸른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쳐 다니고

때로는 날개 없이 하늘을 날기도 한다


물이 부족하면

나는 물을 마신다


내 안의 물고기를 위해

내가 춤을 추면 물고기도 춤을 춘다


내가 슬플 때 물고기는 돌틈에 숨어

눈을 깜박이지도 않은 채 나를 응시한다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난다 해도

나 자신으로부터는

달아날 수 없는거


날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내 안의 물고기를 행복하게 하는 일


나는 내 안에 행복한

한 마리 물고기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