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머니나,,,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대모님께 편지를 드려야지...
마음 먹고 컴을 켰는데,,
죄송스럽게도 대모님의 글이 먼저 도착해 있네요.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오늘 서울은 영하1도라면서요?
여긴 아직 늦가을이라,,, 그런 서울 날씨가 실감이 나질 않네요.
지난주는 중간고사가 있었어요.
그 전주부터 갑자기 교과목들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시험을 흡족하게 치뤄내지 못했네요.
( 마음은 올백을 하고 싶었는데.. ㅋㅋ )
제가 저희 구역 반모임에 반장된 것 말씀드렸나요?
이곳이나 그곳이나 반장하는 것은 다들 싫어라 하여서,,,
다 사정들이 있다고하고
저보고 하라고 은근히 눈짓들을 보내어 왔지만,
이곳에 온지도 얼마안되었고, 지리도 모르고 사정도 모르고,
또한 나대기도 싫어서 못한다고 하였지요.
결국 제비뽑기를 하자고 의견들이 모아졌지만,
차마,, 그런 불상사를 맞이하느니,, 그냥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잘 하지는 못해도 차라리,,, 속은 편해졌다는,,, ^^
매주 금요일은 반모임을 하구요,
월 1회 반장모임이 있구요.
주일미사 참례를 못하는 대신,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미사를 주일미사로 마음먹고 참례하고
미사후에는 성경공부를 1시간 반정도 하고 있어요.
여기가 대구교구 소속인데,
수녀님께서는 이곳의 일반 평신도들에게는 생소한
마음의 기도 입문단계 같은 그런 성경공부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1시간 정도 성가( 미사 성가가 아니고,, 청소년미사 성가 )를 부르고 나서는
30분정도 수녀님의 강의를 듣고
성서를 바르게 몇번에 걸쳐서 정독을 하고.
눈을 감고 성경말씀의 그 장면으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다들,,, 수녀님의 성경공부 방식이 좋다고들 하는데,
어쨌든, 저는 성가를 부르고
말이 통하는(?) 사람들과 주님의 말씀을 나누게 되니
밤늦게 낯설은 도시를 가로질러 귀가하는 그 시간들이 흐믓하고 좋아요.
시험본 다음날인 목요일은
학교 저희반애들 6명을 초대, 저희집에서 저녁을 먹었어요.
중국 선생도 한명 왔구요, 타이, 몽고, 일본인 등등..
주 메뉴는 돼지갈비찜, 잡채, 김밥, 떡볶이, 계란탕이었어요.
아는 부인들이 낮부터 와서 도와주어서 거의 잔치집 같았지요.
맛은 또 얼마나 좋았는지,,, 저희 반애들이 기절들을 했다가 일어났지요. ^^
그 다음날인 금요일은
학교에서 -서당-이라는 상하이 근교의 곳으로 소풍을 갔어요.
톰크루즈의 미션임파시블 영화가 그곳에서 촬영되어서 유명한 곳인데,
늦가을의 선선한 바람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그렇게 바쁜 시간들을 보내고 겨우 오늘에서야....
조금 여유가 생겼네요. ^^
어느새 이곳에 온지도 2달이 훌쩍 넘었어요.
생각해보면 분명, 논 것도 아닌데,
뭐 제대로 해 놓은 것도 하나 없네요.
세월이 넘넘 빠른 것이
저만 이렇게 마냥 늘어지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 의심도 듭니다.
올해도 이제 한달 보름 남았는데,
너무도 많은 일이 있었던 올 한해.
잘 마무리를 해야 할텐데 걱정이 됩니다.
저희 엄마는 그냥저냥이세요.
그렇게 어느 순간순간 현저히 체력을 잃어가시네요.
여전히 귀는 안들리시구요.
그저,,, 지금의 이 평화만이라도 좋으니
조금 더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주님께 빌고 있지요.
지나고나면 한 순간의 이 세상이라지만,
함께 어울려 사는 동안은 또 얼마나 절절한 시간들인지요!!!! ㅡ.,ㅡ
저희 엄마는 신현옥 골롬바 입니다.
종신예식도 잘 끝마치셨다고 하구요.
대모님이 알려주신대로 100건의 감사기도를 복사해 드리고,
매일 읽으시라 말씀드렸지요.
12월 셋째주 주말쯤 한국에 갈꺼예요.
이번에 가면 정말,,,
꼬옥 대모님께 갈께요.
대모님!!
대모님을 만나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은 세세 영원히 찬미 받으소서.
건강 챙기세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