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카페 벙개라는 것에 참석하게 된 일은 그리 오래전이 아니다.
글 솜씨가 없는 나는 처음 카페에 가입은 했지만, 글쓰기는 커녕 남들과 마주치기 조차 꺼려했었다.
어쩜 그리도 글들을 잘 쓰는지.. 세상엔 어쩜 그리도 고운 사람들이 많은지..
그저 좋은 글 읽고, 감동하고, 감사하고,, 그렇게 카페를 들락거리기만 했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카페온을 통해 쥔장에게 따악 걸리고 말았다.
- 그렇게 유령처럼 들락거릴거면 나가주세요.
그저 솜씨가 없어서 자격은 없지만, 폐를 끼치지는 않을테니 내 쫓지만 말아달라고 나는 사정을 했다.
- 그러면 서로 친분이라도 나눌수 있도록 이번 모임에라도 참석을 하시지요.
낯을 가려 처음보는 사람앞에서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나는 그렇게 벙개를 나가게 되었다.
쥔장의 글은 언제나 다정다감하여 마치도 라디오 방송의 정겨운 사연을 듣는듯 했었다.
또한 시인으로 마악 등단했던 여자운영위원의 삶을 노래한 시는 감미롭기가
눈을 감고 느끼는 봄날의 아지랭이 같았었다.
그리고, 그 카페의 퀸인 한 회원의 재치와 매력은 옥구슬이 떼그르르 구르는 느낌이었고,
짧은 꼬릿말로 마무리를 해주는 남자 운영위원은 듬직하기가 마치 수문장 같았었다.
핑계김에 나가게 된 벙개이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도 그 네명의 회원은 꼭 보고싶었던 참이었다.
그렇게 여리게 곱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며 따스히 감싸는 그들은
나만큼이나 세상에 적응을 못하고 사는 모습이겠지.
나만큼이나 세상에 어울리지 않는 어수룩한 모습이겠지.
하~~얀, 그야말로 소설속의 목이 길고 얼굴에 핏기 하나 없는
여린 소녀를 떠올리며 나는 그들의 모습을 기대를 했었다.
그런데,,,,, 웬걸!!
떼지어 몰려다니며 으허허허... 웃는 아줌마. 아니, 우리 고운 회원들.
목소리 크고, 웃음소리 크고, 씩씩하기가....
한국의 자랑스런 아. 줌. 마. 그 모습이었다.
또한 듬직했던 그 남자 운영위원은 야외로 나가는 모임에 깔끔한 양복정장을 입고 나타났다.
회사 업무관련이 아니면 절대로 외출허가를 해주지 않는 마누라님 무서워서
출근하는 척 모임에 나온것이라나.
실망, 실망.
카페에 올랐던 글과 실제 글을 쓴 사람과의 모습이 연결이 안되어서....
시간이 지나니.. 도대체 내가 왜 실망을 해야 하는지 나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지금은 아주 친한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이 수필방에 와보니...
이것은 단순히 글을 잘쓰는 것이 아니라 거의 전문가다.
올려진 글들에 배어있는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마음씀씀이에, 표현력에...
글쓴이의 회원정보를 보면 영락없이 특별회원이다.
아마도.... 특별회원이란,
특별한 어떤 차별을 두는 특별 계층의 회원인가보다.
언뜻 꼬릿말에 달린 내용을 보니 시인이 어떻고 소설가가 어떻고 하던데,
직업적인 시인, 소설가 혹은 성직자를 특별회원 자격으로 쥔이 이 카페에 청했나보다.
그래서... 그리도... 글이 남다르구나... 끄덕 끄덕..
그런데,,,,,
오늘 보니... 나도 특별회원이 되어있다.
어라??
나는 어쩌다 앞뒤도 안맞는 내 이야기 내 흥에 겨워 올려놓은 것이 고작이었는데,
쥔이신 그린향님께 감사하기 보다 오히려 놀라움이 앞선다.
특별한 자격을 받을만한 그 무엇도 없는 나인데...
그럼??
다른 특별회원들도 글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고,,, ?
설마!! 글이 전혀 다른 색이던데....?
이 카페는 모임, 혹은 벙개라는 것을 하는가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회원님들을 정말, 보고 싶다.
그 언제처럼 청순가련형의 소녀를 기대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그렇게 삶에 대해 아름다운 눈과 귀와 마음을 가진 여러분을
꼬옥 꼬옥 만나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