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신적으로 많이 쇠약해 졌다는 느낌이 드는것은..
영화를 보면
그 다음날, 영화의 일부 장면이 꿈에 보이고
비슷한 상황에서 허덕이게 된다
또,
회사에서 어떤 일정에 대해 준비를 하면
영락없이 꿈에 그 관련된 사람들이 먼저 보이기까지 한다.
아니,, 그냥은 기억도 안나던 꿈의 내용이,
사무실 여직원이 미처 받지 못해
내 용건도 아닌 전화를 내가 먼저 받고 보면
어제 꿈에서 미리 보고 대화 했던 사람이고..
본점에서 회의 있어 아침부터 부랴부랴 그쪽으로 출근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오랫만에 우연히 만난 얼굴이
어라~~, 어제 밤 내 꿈에서 먼저 본 얼굴이고..
교육이 있어 졸지 않겠다고 맨 앞자리 차지하고 앉다보니
옆자리 본점 지밴은 한동안 연락도 못하고 지내던
그 전날 꿈에서 미리 본 얼굴..
오늘은 주일,
오전에 미사참례를 했다.
요즘은 7월에 사제서품 받으신 새 신부님들께서
강복도 주시고 안수도 주신다.
감사한 시간..
오늘도 신자들이 제대앞에 주욱 나가 神氣(?)가 쨍쨍한 신부님의
기도의 힘을 받으려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한참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조용히 눈을 감고 묵상을 하는데,,
그 동안의 내 꿈과 생시와의 만남이 생각이 났다.
참으로 신기도 하지..
앞으로 생길 일에 긴장을 하면 꿈에 미리 보이는가 부지..
과거에 깊이 뇌리에 박혔던 일들은 꿈에 다시 보이게도 되는가 부지..
그런데,,,
우리 명화....
우리 명화는 내가 이리도 생시에 생각을 하는데,,
왜... 꿈에 한번도 실제처럼 나타나지 않을까..
우리 명화....
우리 명화는 내 뇌리에 이리도 깊이 박혀있는데
그 비슷한 냄새도 감정도 느껴지는 환경이 왜 생시에 생기지 않는 것일까..
어느새 내게도 순서가 다가와 제대 맨 앞에 횡렬로 죽 늘어서서
눈을 감고 두손모아 합장을 했다.
그동안 여러 분의 신부님이 오셔서 안수를 해 주셨을 때
나의 기원은
- 주님의 뜻대로 해 주십시오 -
- 감사합니다 -
- 지금 제 머리에 손을 얹고 있는 이 분,
주님, 주님이 보시기에 든든한 신부님이 되시도록 해 주십시오 -
바로 지난 주일에 내가 드린 기원은
- 평화의 안식을 주십시오 -
그런데,, 오늘은 횡렬 저끝에서 한사람 한사람 앞에 서시며
기도하고 다가오시는 신부님을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
난 아주아주 오래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 명화 `염하는 장면`
난 그 때 당시,
하느님께 그애의 영혼을 받아달라 청하는 신자들의 기도소리가 슬프다 못해 너무 무서워
오래도록 내 귓전을 맴돌아 한동안 잠을 설치며 신경쇠약에 걸려야 했기에
한번도 그 장면을 떠올려 본 적이 없었다.
하얀 얼굴 더욱 하얗게 알코올로 씻기고
경황없는 중에도 오빠와 내가 제일 비싼 것으로 준비했던,,
누렇고 너무도 뻣뻣한 베옷 한복을 입히고
앙증맞은 버선신은 발에는 알록달록 종이 꽃신을 신기고,,
그애 온몸 마디마디를 끈으로 막대기처럼 꼼짝 못하게 묶어놓고는
마지막에 그애 얼굴을 베 보자기로 덮었었다.
눈가가 뜨거워져
황급히 합장하고 있던 손가락으로 눈골을 눌렀지만
모은 두손 중지를 타고 뜨겁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왜... 그동안 나는
살아있는 나를 위해서만
살아있는 내 가족들을 위해서만
기도하고 감사했었는가..
우리 명화...
우리 할머니...
평안하신지...
고개를 숙이고 목구멍으로 눈물을 삼키며
` 하느님, 저희 모두에게 평화의 안식을 주소서.. `
그렇게 기도를 하는데
따뜻하고 강한 손이 내 머리를 힘껏 죄여왔다.
` 주여 여기있는 이 사람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신부님이 나의 기도를 하느님께 올려주시고 계셨다.
오늘 밤 꿈에 우리 명화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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