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아침에는 성당을 다녀와
아직도 침대에서 게으름 피우고 있는 남편옆에 누워 함께 TV를 보다 하도 재밋어서 아침식사를 건너뛰었다.
예전에 없어진 미혼남녀 짝짓기 프로가 다시 생겼나보다.
주인공으로 나온 여자가 학벌이나 현재의 직업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나이가 설흔 하나라고 했나?
뭐 그렇게 유난히 예쁘거나 특별한 것도 아닌데
후보로 나온 남자들이 연신 그 여자 맘에 들으려 애들을 썼다.
후보자 1번 男은 경마장 어나운서였고 2번 男은 현대건설 어쩌구 였다.
3번 男은 전 국가대표 골프코치였고 4번 男은 LG 화재였었던 것 같다.
나이는 여자와 +2, +1, 동갑, 1살 연하 그랬던 것 같다.
세월이 변했고 요즘 젊은 사람들의 의식이 이미 나와도 많이 변했다고 느낀 점.
첫째,
연애가 아니고 결혼을 위한 상대라면 조금 세련된 멋은 없어도
남성적이고 안정적인 사람을 선호할 것 같은데
1차 속마음 보이기에서 나와 비슷한 구 세대의 어머니가 2번 男을 선택한 반편,
실 여자주인공은 유머러스 하다못해 약간 까부는 듯한 3번 男을 선택했다.
물론, 골프 코치가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는 모르지만
울 동네 골프연습장 코치들도 다 국가대표다.
근데,, 미안한 말이지만 그냥 스포츠센타의 수영강사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 분위기들이다.
또한 사실,, 난 남자가 까불까불,, 촐랑촐랑 그런 것을 젤로 싫어한다.
그래서 가끔 아무말 없이 무뚝뚝하게 표정없는 남편의 얼굴을 보면서 답답해 하다가도
` 그래, 촐랑이보단 낫다 ` 스스로 위로를 하곤 한다.
둘째,
차암 요즘 사람들은 자신감이 풍부하고 현명하다.
남에게 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자기를 주인공으로 만들며 자기 의사표현을 정확히 한다.
무슨 질문이었는지..
아마도 여자의 분위기를 엎 시켜주기 위해 어떻게 하겠냐 뭐 그런 질문이었던 것같은데.
네 명의 남자들의 답변중에 제일 싫은 답변 하나를 여자주인공이 고르는 시간이었다.
` 너는 전지현보다도 더 이뻐`
- 누구랑 비교당한다는 것은 싫다.
전지현이라고 구지 말을 한 것을 보면
전지현이라는 예쁜 여자가 항상 그 사람 마음속에 살아 있는 것 같으므로 싫다 -
싫은 답변이라 선택을 한 여자 주인공의 변명이였다.
나만이 내 남자의 마음속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라는 강한 자신감을 그녀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전공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패널로 나온 한 여성에게 사회자가 출연진들의 느낌을 물었는데
음식에 비교를 하며 남성들을 평하는 부분이었다.
1번 男은 편안한 시간에 마시는 모카커피 같다.
세련됨도 있고 향기도 있고 여유로움도 있고 한잔의 모카커피같은 남성이란다.
2번 男은 기억이.. 안나네.. 이따가 남편에게 물어봐야 겠다.
3번 男은 캔디 같단다. 그와 함께 있으면 달콤할 것 같단다.
4번 男은 연하였는데,, 취미로 하는 검도 모습이 검은띠와.. 너무너무 멋있었었다.
4번 男은 차가운 냉녹차 같단다. 몸에 도움을 주면서도 차갑게 지적이고,, 깔끔하고..
어쨌든,, 듣는데,,절로 아하~~ 정말 그렇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아마도 그 패널의 직업이 요리사인가?
정말 전문가 다왔다.
난 ,, 무엇인가를 표현할때.. 내 전공을 섞어서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문득... 나를 돌아보았다.
어제 주간 meeting 이 끝난 후 팀장님이 나를 부르셨다.
혹시 회의중 팀장님 발언이 심하다거나 팀원들에게 거슬릴만한 것이 있었냐고 질문을 하셨다.
어느새 12월을 앞에두니 2005년 막바지 전력투구와 年실적, 그리고 2006년의 전망!
결코 여유롭지 않은 부드럽지 않은 내용의 회의였었다.
질문을 받자 바로 생각나는 회의중 팀장님의 말씀.
- 지난 00총지배인이나, 00부장처럼 업무를 추진하는데 카리스마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런 것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난 여러분에게 그러고 싶지도 않다.
난 그저 인간적으로 여러분에게 호소하겠다. -
아마도 그 말씀을 들을때쯤 나는 멋지셨던 지난 팀장님을 생각하면서
맞는 말이든 틀린 말이든 본인없는데 험담을 들은 듯 민망해했었던 것 같다.
TV프로의 그 현명한 젊은 여자 주인공의 말을 떠올리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견주어 자신은 다르다고 외치는 것은
이미 그 누군가의 마음속에 누군가가 어려운 경쟁자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에게 뒤지는 부분에 움츠러드는 것 만이 열등감이 아니라
남들은 별로 의식도하지 않는데 스스로 열등하다고 지나치게 떠벌이는 것 또한 열등감이듯이..
나와 비교해서 남을 이야기 해도 안되겠지만,
남과 비교해서 나를 이야기 하며 은연중 나를 드러내는것도 좋은 버릇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산뜻하다.
배울점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