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늦가을 갖고 다니던 휴대폰이 망가졌어요. 남편의 권유도 있고, 핑계김에 서성대던 인연도 정리(?) 할 겸, 마음에 들던 모델을 선택해서 번호를 아예 바꾸었지요. 어제 문득,,, 생각이 나데요. 내 그 옛날 번호의 새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아니,,혹시,, 내게로 건 잘못된 전화로 불편함은 없을까? 점심시간,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어색하게 옛날에 내 번호를 꾹 꾹 눌렀어요. `고객님의 ~~~~ 전원이 꺼져있어, 음성사서함~~~~~ ` 아무도 사용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닐까? 설마??? 비밀 번호로 음성사서함을 열어보았지요. 그랬어요. 그곳에 내게로 보낸 음성이 다섯개나 들어가 있었어요. 오랫만에 친구가 보고 싶다 왜 전화기를 꺼 놓았느냐 3월에 걱정을 했구.. 정수기 회사에서 필터를 교환할 때가 되었다고 2월에 알림을 주었구.. 회사 고객 한분이 올해도 잘 하자고 일본에서 1월에 새해 인사를 넣었구.. 그리구... 아무 말 없는 무언의 음성이 두... 건... 있더군요.. 정작 연락이 필요한 지인들은 물어 물어서라도 내 번호를 다 알고 있고.. 또 새로이 만들어진 인연들은 아예 옛날의 그 번호를 모르는 상황이고.. 두번 거푸 들어도 無言인 두건의 음성 사서함. 누.. 굴.. 까..? 장난삼아... 그리고,,,, 반가웠던 사서함이 다 식은 마시다 만 커피를 휴지통에 버리며.. 기대감? 아쉬움!!? 그렇게.. 괜히 해 보았네...쩝.........!! 곁에서 내 이름같이 나와 함께 붙어다니던 휴대폰 번호. 이제는 내 것이 아닌 그 번호. 타임머신을 타고 마치 과거로의 여행을 갔다 온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더군요. 서둘러 친구에게 메일을 쓰며 머리를 털어 버리지요. `응,, 나 핸펀 번호 바뀌었어... 이제 그 번호로 전화하면 나랑 연결 안돼.... 새로운 내 번호는... `